솔직히 처음에는 관심 가졌던 것은 플란다스의 개에서 네로가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그 그림에 대해서 알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루벤스의 다른 작품인 파리스의 심판에 작품에 엃힌 신화 내용을 듣고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서 끄적여 봅니다.
목차
- 파리스의 심판
- 트로이 전쟁
- 파리스의 선택
- 여신들의 제안
- 트로이 멸망
파리스의 심판
루벤스 작품 십자가에서 내림은 플란다스의 개에서 네로가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그 작품입니다. 이런 종교화와 더불어서 루벤스가 그린 그리스로마신화에 관한 그림도 있습니다. 파리스의 심판이라는 작품입니다. 루벤스라는 화가 자체보다는 신화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서 이 작품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파리스의 작은 선택으로 인해 그 파장으로 엄청난 트로이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이런 게 바로 나비효과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먼저 재미있는 신화 이야기부터 해보려 합니다.
트로이 전쟁
고대 도시 트로이에 프라아모스 왕의 아들 알렉산드로스가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그가 태어날 때 어머니인 헤카베는 횃불이 도시 전체를 불태우는 꿈을 꾸게 됩니다. 이것은 곧 나라를 망하게 하는 징조라고 느끼고 알렉산드로스는 태어나자마자 이데산에 버려지게 됩니다. 그러나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알렉산드로스는 양치기들에 의해 발견되어 자라게 됩니다. 파리스라는 이름을 갖고 양치기로 살게 됩니다.
파리스의 선택
알렉산드로스가 파리스란 이름으로 살아가던 중 다른 곳에서는 성대한 결혼식이 열리고 있습니다. 바로 바다의 여신 테티스와 미르미돈의 영웅 펠레우스의 결혼식이었습니다. 이들은 모든 신들을 초청해 결혼식을 진행했는데, 결혼식에 초대받지 못한 유일한 신이 있었습니다. 바로 불화의 여신 에리스였습니다. 왜 초대받지 못했는지는 눈치채셨을 겁니다. 초대받지 못한 에리스는 불화의 여신답게 매우 화가 났고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라고 적은 황금사과를 하객들 사이에 던져 불화의 원인을 만들게 됩니다. 그러자 여신들이 서로 황금사과를 차지하기 위해서 다투기 시작합니다. 최종 후보로 3명의 여신만이 남게 됩니다. 제우스의 부인 헤라, 전쟁과 지혜의 여신 아테나,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였습니다. 다들 미모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여신들이었습니다. 이들 중 마지막 한 명만을 뽑는 심사를 맡은 제우스는 아마도 골치가 아팠을 겁니다. 3명 중 한 명을 뽑기가 애매했을 겁니다. 그러다 문득 땅을 내려다보다 한 남자를 본 제우스는 그에게 심사를 맡기게 됩니다. 과연 그 남자는 누구였을까요? 바로 짐작하시겠지만 양치기로 살고 있던 파리스입니다. 파리스의 심판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요?
여신들의 제안
세 명의 여신들은 자기가 선택받기 전에 최후의 발언을 합니다. 그녀들은 각각 최종 심사를 맡게 된 파리스에게 달콤한 제안을 마구 쏟아냅니다. 헤라는 세계의 왕을 시켜주겠다고 제안을 하고 아테나는 승리하는 지혜를 주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프로디테는 가장 아름다운 여자를 주겠다고 약속을 하게 됩니다. 파리스는 과연 세 여신 중에 누구를 선택하게 될까요?
트로이 멸망
파리스는 가장 아름다운 여자라는 말에 솔깃하게 됩니다. 곧 파리스는 아프로디테를 선택합니다. 하지만 이 선택이 비극의 시발점이 되고 맙니다. 아프로디테를 선택한 결과 파리스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 헬레네를 아내로 얻게 됩니다. 하지만 헬레네는 이미 스파르타 왕 메넬라오스의 여자였습니다. 한마디로 트로이 왕의 아들 파리스가 스파르타 왕의 여자를 빼앗아가는 꼴이 된 겁니다. 이 사건 때문에 트로이 전쟁이 일어납니다. 트로이의 헥토르와 아이네아스, 그리스의 아킬레우스, 오디세우스, 아가멤논 등 많은 영웅들이 참가한 100년 동안의 트로이전쟁 결과 그 유명한 트로이 목마 작전으로 인해 트로이는 정말 멸망하게 됩니다. 파리스에 의해 나라가 불바다가 되고 멸망하게 된다는 꿈은 바로 현실이 됩니다. 어떻게든 미래를 바꿔보려고 했던 게 결국에는 파리스가 버려졌음에도 불구하고 헤카베가 꾸었던 꿈 속에서 똑같은 미래 결과를 낳게 되었습니다.
위에 살펴본 그리스로마신화는 우리 모두에게 많은 교훈을 줍니다. 만약 심판을 파리스가 아닌 제우스가 했다면 어땠을까요? 아니면 파리스가 다른 여신을 선택하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아니 처음부터 불화의 여신 에리스가 결혼식에 초대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가지게 됩니다. 우리는 항상 선택의 순간에서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선택의 결과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선택에 따라서는 좋을 수도 아니면 나쁠 수도 있습니다. 파리스의 심판 이야기는 순간의 결정이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돌이킬 수 없는 후회가 될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또 다르게 생각해 보자면 파리스가 어떤 선택을 했던 결국에는 트로이가 망하게 될 운명은 아니었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파리스의 어머니 헤카베가 파리스를 아데산에 버리지 않았다면 트로이는 망하지 않을 운명이었을까요? 조금 억지스러운 발상이지만 트로이는 결국에 망할 운명이었고 그 모든 선택은 그저 요식행위에 불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리하자면 첫째, 운명은 정해져 있고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결론적으로 트로이는 망한다. 둘째, 운명 내지는 결과는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트로이는 망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까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논리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